
올겨울 날씨를 두고 강한 엘니뇨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열대 태평양 바닷물의 온도가 빠르게 올라가면서 이번 엘니뇨가 상당히 강한 수준까지 발달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일부에서는 과거 1997~1998년이나 2015~2016년의 강력한 엘니뇨와 비교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궁금한 것은 역시 우리나라 겨울 날씨입니다.
올겨울은 평년보다 따뜻할까?
눈보다 비가 많이 올까?
강한 엘니뇨라면 겨울 한파는 사라질까?
결론부터 정리하면, 엘니뇨가 강하게 발달하는 겨울에는 우리나라가 평년보다 따뜻하고 강수량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올겨울은 무조건 따뜻하다”
또는
“비가 무조건 많이 온다”
는 뜻은 아닙니다.
왜 그런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엘니뇨가 뭘까?
엘니뇨는 열대 중·동태평양의 바닷물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입니다.
기상청은 적도 부근 Nino3.4 지역의 해수면온도가 일정 기간 평년보다 0.5℃ 이상 높은 상태가 이어질 때 엘니뇨가 발생했다고 판단합니다.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 그 위의 대기 흐름도 변합니다.
그리고 이 변화가 태평양 전체의 대기순환에 영향을 주면서 멀리 떨어진 지역의 기온과 강수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즉 엘니뇨는 단순히
“태평양 바다가 따뜻해지는 현상”
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기후 패턴을 흔들 수 있는 현상입니다.

사실 엘니뇨는 이미 시작됐다
“올겨울 엘니뇨가 온다”는 표현을 많이 쓰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엘니뇨는 이미 발생한 상태입니다.
기상청이 9월 하순 발표한 자료를 보면 Nino3.4 지역의 해수면온도는 평년보다 약 3.0℃ 높은 상태였습니다.
6~8월 3개월 이동평균 편차도 이미
+1.8℃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일반적으로 해수면온도 편차가 1.5℃ 이상이면 강한 엘니뇨로 분류합니다.
따라서 현재 관심은
엘니뇨가 오느냐
가 아니라
얼마나 더 강해질 것이냐
에 가깝습니다.
올겨울 얼마나 강해질까?
미국 NOAA는 9월 전망에서 이번 엘니뇨가 올가을과 겨울 매우 강한 수준까지 발달할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10~12월에는 과거 기록적인 엘니뇨와 비교될 만큼 강해질 가능성도 제시됐습니다.
기상청 역시 10~12월 동안 강한 엘니뇨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적어도 올겨울 초입까지는 엘니뇨가 우리나라 겨울 날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럼 올겨울은 따뜻할까?
엘니뇨가 강해지는 겨울에는 우리나라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엘니뇨가 열대 태평양의 대기순환을 바꾸면서 동아시아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특히 늦가을부터 초겨울 사이 한반도로 따뜻하고 습한 남쪽 공기가 유입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 엘니뇨가 강했던 겨울에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
이 나타난 사례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따뜻한 겨울이라고 한파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겨울 평균기온이 높다는 것과 한파가 없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평균적으로 따뜻한 겨울이라도 북쪽의 찬 공기가 일시적으로 강하게 내려오면 며칠 동안 매우 추운 날씨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달 대부분이 평년보다 따뜻하더라도 특정 일주일 동안 강한 한파가 나타난다면 체감상으로는
“올겨울 정말 춥다”
고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겨울 날씨는 엘니뇨뿐 아니라
북극 해빙,
유라시아 대륙의 눈덮임,
시베리아 고기압,
북극진동,
서태평양 해수면온도
등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강한 엘니뇨 하나만으로 겨울 한파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비도 평년보다 많이 올까?
엘니뇨 겨울에는 우리나라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은 경향도 있습니다.
겨울에는 보통 차갑고 건조한 북서풍의 영향을 많이 받아 건조한 날이 이어집니다.
하지만 엘니뇨가 강할 때는 평년보다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겨울철 기압골이 지나갈 때 평소보다 많은 수증기가 공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전문가들도 이번처럼 매우 강한 엘니뇨가 발달할 경우 특히 늦가을~초겨울 강수량 증가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겨울에 비가 많이 오면 눈은 적을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기온이 충분히 높으면 비가 내릴 수 있지만 기온이 0℃ 안팎까지 내려간 상태에서 습한 공기가 들어오면 오히려 많은 눈이 내릴 수 있습니다.
즉 겨울철 강수량이 많아진다는 것은
비만 많이 온다
는 의미가 아닙니다.
기온에 따라
비,
진눈깨비,
습설,
폭설
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올겨울에는 강수량뿐 아니라 강수가 발생할 당시의 기온도 중요합니다.
과거 강한 엘니뇨 때 한국 겨울은 어땠나?
과거 사례를 보면 엘니뇨의 영향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대표적인 강한 엘니뇨였던 1997~1998년 겨울에는 우리나라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약
1.3℃ 높았습니다.
강수량도 평년 대비 약
160%
수준이었습니다.
전형적인
따뜻하고 습한 겨울
이었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사례도 있습니다.
1982~1983년은 반대였다
1982~1983년 역시 당시 매우 강한 엘니뇨가 발생한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겨울 평균기온은 오히려 평년보다 약
0.8℃ 낮았습니다.
강수량도 평년의 약
90%
수준이었습니다.
즉 매우 강한 엘니뇨라고 해서 우리나라 겨울이 반드시 따뜻하고 비가 많았던 것은 아닙니다.
이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슈퍼 엘니뇨 = 무조건 따뜻한 겨울”
이라는 공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럼 올겨울 몇 도 더 따뜻할까?
현재 시점에서
“평년보다 1℃ 높다”
또는
“2℃ 높다”
와 같이 구체적인 수치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엘니뇨는 올겨울 기온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지만 우리나라 겨울 날씨를 결정하는 요소는 여러 개입니다.
특히 12월~2월 전체 겨울철을 대상으로 한 기상청의 보다 구체적인 계절 전망이 나와야 월별 기온과 강수량 전망을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가장 적절한 표현은
“평년보다 따뜻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강해지고 있다”
정도입니다.
비가 얼마나 더 올지도 아직 모른다
강수량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엘니뇨 겨울에 강수량이 많아지는 경향은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평년보다 몇 mm 더 내릴지,
12월에 집중될지,
1월에 눈으로 바뀔지,
남부지방에 집중될지
등은 현재 단계에서 정확하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올겨울 날씨를 제대로 보려면 단순히 엘니뇨 강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후 기상청의 1개월·3개월 전망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슈퍼 엘니뇨'라는 말은 공식 용어일까?
뉴스에서 자주 보이는
슈퍼 엘니뇨
는 엄밀히 말하면 공식 기상용어는 아닙니다.
보통 Nino3.4 해수면온도 편차가 매우 높아 강한 엘니뇨가 나타날 때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편의상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기상청에서는 엘니뇨 강도를
약,
중,
강
등으로 구분해 설명합니다.
따라서 “슈퍼 엘니뇨가 온다”는 표현은
매우 강한 엘니뇨가 예상된다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다.

강한 엘니뇨가 우리 생활에 미칠 영향
엘니뇨는 단순히 겨울 날씨에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뭄,
홍수,
농산물 생산량,
식량가격,
에너지 수요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일부 농산물 주요 생산지역에서 가뭄이나 폭우가 발생하면 코코아, 커피, 원당, 팜유 등의 가격이 움직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직접적인 날씨 영향뿐 아니라 글로벌 농산물과 원자재 가격을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올해 겨울 무엇을 가장 봐야 할까?
현재로서는 세 가지가 중요합니다.
첫째는 엘니뇨가 실제로 어느 정도 강도까지 올라가는지입니다.
둘째는 11월 이후 동아시아 대기순환입니다.
셋째는 시베리아 고기압과 북극의 찬 공기 움직임입니다.
이 세 가지가 결합돼 실제 우리나라의 12월·1월·2월 날씨가 결정됩니다.
정리해보겠습니다.
올겨울에는 강한 엘니뇨가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정확하게는 엘니뇨가 이미 발생했고 현재 빠르게 강화되는 단계입니다.
엘니뇨가 강한 겨울에 우리나라는 통계적으로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많은 경향
을 보입니다.
특히 늦가을부터 초겨울 사이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강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주목됩니다.
하지만
강한 엘니뇨 = 무조건 따뜻한 겨울
은 아닙니다.
과거 1997~1998년 겨울에는 기온이 평년보다 1.3℃ 높고 강수량이 평년의 160% 수준이었지만, 또 다른 강한 엘니뇨였던 1982~1983년에는 오히려 평년보다 추웠습니다.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
“올겨울은 몇 도 더 따뜻하다”
“비가 몇 mm 더 온다”
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강한 엘니뇨가 따뜻하고 습한 겨울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기상청의 겨울철 3개월 전망이 구체화되면 12월·1월·2월별 기온과 강수량 전망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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